수많은 기업과 브랜드는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합니다. 홍보 영상부터 캠페인, 오프라인 행사 등 다양하죠. 이를 위한 좋은 기획들은 꾸준히 생겨나지만, 세상에 태어나기까지의 타임라인은 순탄치 않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이끌며 순간의 아이디어를 반짝이는 현실로 만들어내는 지로 올인원 파트의 AE(Account Executive), 지은 님과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지로의 운영팀에서 올인원 파트 리더를 맡고 있는 이지은 AE입니다. 이전에는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했고 뷰티, F&B, 스포츠 등 여러 브랜드의 캠페인을 담당하며 경험을 쌓아왔어요. 지금은 지로에서 다양한 기업의 고민을 ‘영상의 문법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기획 및 실행하고 있습니다.
AE라는 직업을 택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기업의 마케팅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되는 여러 일 중에서도 AE의 역할이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했어요. 브랜드가 가진 Identity 안에서 고객이 사랑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지점을 찾아내고, 이를 효과적인 컨셉으로 풀어내어 세상에 내보내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어 보였거든요.
업무 강도가 높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긴 했지만 그렇게 두렵지는 않았어요. 그렇다면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AE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이 일이 주는 재미를 꾸준히 느끼고 있어요.
- AE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해요. 지은 님이 정의하는 AE란?
업무의 범위를 한정 짓지 않고, 모든 범주의 기획부터 실행까지 연결하는 사람이 AE라고 생각해요. AE의 업무 스펙트럼이 정말 넓거든요. 예를 들어 영상 제작이라면 먼저 타겟을 분석하고, 트렌드를 기반으로 콘텐츠 컨셉을 구성해요.
하지만 단순히 컨셉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도 중요하죠.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기획이 실제로 세상에 나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합니다.
지로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요?
말씀드린 것처럼 AE의 업무 스펙트럼이 넓다 보니, 각자 가장 뛰어난 분야로 다음 커리어를 이어 나가곤 하는데요. AE를 계속하며 CD(Creative Director)까지 가거나 인하우스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아요. 저도 다양한 방향성을 두고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는데요. 서핏에 업로드 해두었던 프로필을 보고 대표인 길환 님께서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처음은 대행사도 인하우스도 아닌 IT 스타트업에서 연락이 온 게 신기했어요. 그런데 커피챗을 진행해보니 반짝반짝한 눈으로 소개하는 회사의 비전과 목표가 매력적이더라고요. 누구나 간편하게 영상을 제작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요. 제가 지로의 첫번째 AE였는데, 어떠한 기반도 없는 상태에서 올인원이라는 서비스를 어디까지 성장시킬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커리어뿐만 아니라 저 역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해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운영팀의 ‘올인원 파트’에 속해 계신데요. 주로 어떤 업무를 하나요?
운영팀은 크게 매칭 파트와 올인원 파트로 나뉘어져 있어요. 여기서 올인원 파트가 왜 탄생했는지에 대해 먼저 말씀드릴게요. 지로는 영상 제작사 매칭 플랫폼인 두둠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고객사들이 기획을 어려워해요. 캠페인 기획부터 운영,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한 순간들이 많거든요. ‘이런 고민들의 해결 방법을 두둠이 직접 찾아줄 수 있겠냐’는 고객의 니즈를 바탕으로 올인원이 생겨났어요.
매칭 파트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기획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전문 AE가 함께한다는 점이에요. 매칭 파트는 고객사의 니즈를 바탕으로 원하는 퀄리티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적합한 제작사와 이어주는 역할이고요. 영상 외 본질적인 상위 기획부터 담당하며 성공적인 캠페인이 진행될 수 있도록 키를 잡고 이끄는 게 올인원 파트가 하는 일이에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배 위의 선장님 같은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올인원 파트의 일하는 방식이 궁금해요.
올인원 파트는 프로젝트 제안부터 컨셉 기획, 고객사 커뮤니케이션, 퀄리티 컨트롤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AE와 모든 단계에서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구성되어 있어요.
AE가 기획 분야 전문가라면 시각화 분야에서는 디자이너가 전문가잖아요. 서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나은 방향을 찾고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아요. 관념으로만 그려졌던 컨셉이 매력적인 비주얼로 구현되는 경우에는 바로 뒷자리의 디자이너에게 엄지를 날립니다. 메신저에서 이모지를 날리는 것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즐거움이 종종 있거든요.
- 최근 올인원 파트의 가장 큰 고민은?
갈수록 올인원 서비스를 찾는 고객사가 많아지다 보니,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을 지가 고민이에요. 팀이 커진다고 해서 에이전시의 고질적인 문제를 가져가고 싶지는 않거든요. 높은 업무 강도나 잦은 야근같은 부분이요. 서로의 가장 뛰어난 부분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싶어요. AE로서 성장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마음껏 할 수 있는 판을 계속 준비하고 있어요.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나 고객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뉴뷰티 캠페인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올인원 파트에서 수주한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의 캠페인이기도 하고요. 캠페인 영상 제작과 브랜디드 콘텐츠 협업, 오프라인 클래스 진행부터 이를 담아내는 스케치 영상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거든요.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이에 수반되는 이해관계자가 많고, 산발적으로 퍼져있는 전략을 하나의 목소리로 발신해야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요소가 많아요. 그러려면 단순히 캠페인을 대행한다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내가 기업의 담당자라면 어떻게 생각했을까’를 꾸준히 고민하는 태도가 중요하죠.
해당 캠페인의 경우 브랜드나 제품 단위가 아닌, 기업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팀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리스크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더욱 많았는데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고려하되 캠페인의 본질을 잃지 않도록 중도의 길을 잘 걸어가야한다고 생각해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특별히 신경쓰는 것이 있다면?
다른 직무도 마찬가지겠지만, AE는 특히 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롤이라고 생각해요. AE의 자리 근처는 늘 타닥타닥 키보드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리거든요. 편지보다 더 긴 메일을 매일 쓸 때도 있고, 30분이 넘는 설득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어요.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동안은 ‘올인원이 제안하는 방향성을 어떻게 세상에 나오도록 할 것인가’를 계속 생각해요. 저희는 이 분야의 전문가이지, 아티스트는 아니에요. 당장의 좋아보이는 방향과 비주얼이 늘 정답은 아니기도 하고요.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의미가 바래지 않도록 지켜내거나 버려야 하는 부분을 끊임없이 되물어야 해요. 설득의 과정이 어렵더라도 기업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 끝까지 지켜내는 거죠. 그렇게 잘 다듬어진 아웃풋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아주 기뻐요.
광고 대행사와 비교했을 때, 스타트업에서의 근무는 어떤가요?
보통의 대행사에서는 여러 개의 캠페인을 담당하거든요. 속도감 있게 몰입해야만 제때 끝낼 수 있어요. 그래서 아주 빠른 속도감으로 일에 몰입하는 건 비슷한 것 같아요. 스타트업은 모든 과업이 빠르게 진행되니까요.
다른 부분이 있다면 여러 직군과 함께 일하는 환경이라는 점이에요. 일반 광고 대행사는 보통 AE하고만 일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지로는 다양하게 섞여있기 때문에 배우는 게 훨씬 커요. 개발자, PM, 디자이너… 각자의 전문성이 있고 각자의 업무가 있잖아요. 어떤 일을 하고, 그것이 모여 전체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해 알게 돼요. 그리고 낯선 세계와 닿을 때의 그 즐거움이 있거든요. 제가 언제 개발자랑 일해보겠어요. (웃음) 조직의 매력도라면 스타트업이 훨씬 더 큰 것 같아요.
지로 입사 후, ‘이것’만큼은 성장했다
AE는 말하지 않아도 캐치할 수 있어야 하고, 맥락을 따라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근데 지로는 그게 아니더라고요. IT 베이스의 회사기 때문에 아주 명료해요. 같이 고민해야 할 부분은 깊게 고민해도 이후의 결과물에 대해서는 명료해요. 그래서 맥락에 의한 의사결정이 아니라 분명하게 떨어지는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요.
처음엔 이런 사회가 조금 어려웠어요. 어떻게 잘 말하면 해결되고 그런 건 없더라고요. 그렇지만 사실 맥락을 유추하는 것보다 이런 업무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거든요. 지로에서 근무하면서 더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배우게 된 것 같아요. 또, 새로운 것을 거리낌없이 시도해볼 수 있어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죠.
마지막 질문이에요! 어떤 동료와 함께 하고 싶나요?
본인이 좋아하거나 잘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잘 풀어내는 분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미팅을 할 때, 전문가로서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리고 자신만의 무기가 있는 분과 함께하고 싶어요. AE의 업무 스펙트럼이 넓긴 하지만, 그것을 관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분과 함께 했을 때 조금 더 매력적인 조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